본문 바로가기

사진과 이야기/일상속에서

추억속의 우체통

시청앞 길목에는 우체통이 있었다.


사춘기인 나의 길에 놓인 그 우체통은

너에게 내 마음을 전해주던 따뜻한 웜홀이였던 것 같다.


너에게 보내던 내 편지에는 설레임이 있었고

그렇게 열흘을 기다리면

나에게 보낸 네 편지에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다.


그렇게 너와 나의 우주는 닷새의 거리를 두고 있었나보다.


이젠 광속의 속도로 마음을 보내고 소식도 보내는 세상인데,

어째 서로의 우주는 더 멀어지고 그 어떤 웜홀도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.


그래도, 여전히 내 작은 우주엔 너의 자리가 남아 있다. 

그날의 우리처럼 멀지만 가까이 느낄 수 있는...


곁자리를 비워 두었다. 

너를 위해


2018. 11월 어느 밤.